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잘 닦인 아스팔트 도로를 달리다가도 문득 나타나는 숲길이나 자갈길을 달려야 할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로드바이크로는 비포장도로 주행이 부담스럽고, 산악자전거(MTB)로 포장도로를 달리기에는 효율이 떨어집니다. 이처럼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 모두를 자유롭게 달리고 싶은 라이더의 고민을 해결해 줄 자전거가 바로 ‘그래블 바이크’입니다.
그래블 바이크는 로드바이크의 속도감과 산악자전거의 안정성을 절묘하게 결합한 다목적 자전거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래블 바이크의 정확한 정의와 특징, 로드바이크 및 MTB와의 차이점을 비교하고, 프레임 소재, 구동계, 타이어 등 자신에게 맞는 자전거를 선택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확인해보겠습니다.
그래블 바이크(Gravel Bike)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자갈(Gravel)’ 길을 포함한 다양한 지형을 주행하기 위해 설계된 자전거입니다. 핸들은 로드바이크의 드롭바를 채택하여 공기역학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으면서도, 산악자전거처럼 거친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래블 바이크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넓은 타이어 클리어런스: 그래블 바이크는 로드바이크보다 훨씬 넓은 타이어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클리어런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38mm에서 50mm 폭의 타이어까지 사용 가능하며, 이는 거친 노면에서의 충격 흡수와 접지력 향상에 기여합니다.
편안한 지오메트리: 공격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로드바이크에 비해 헤드 튜브 각도가 더 누워있고 휠베이스가 길게 설계됩니다. 이로 인해 주행 안정성이 높아지고 장거리 라이딩 시 피로도가 감소합니다.
디스크 브레이크: 거의 모든 그래블 바이크는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합니다. 디스크 브레이크는 궂은 날씨나 험한 지형에서도 일관되고 강력한 제동력으로 안전성을 높입니다.
다양한 액세서리 마운트: 프레임과 포크 곳곳에 랙, 펜더, 물통 케이지 등을 장착할 수 있는 다수의 마운트(아일렛)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는 장거리 여행이나 자전거 캠핑(바이크패킹) 시 활용도를 높여줍니다.
로드바이크, MTB와의 차이점 비교
그래블 바이크의 위치를 더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 로드바이크, 산악자전거(MTB)와 주요 특징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로드바이크
그래블 바이크
산악자전거 (MTB)
타이어 폭
25mm ~ 32mm
35mm ~ 50mm
2.1인치 (약 53mm) 이상
핸들바 형태
드롭바
플레어 드롭바 또는 드롭바
플랫바 또는 라이저바
주행 포지션
공격적이고 공기역학적
비교적 편안하고 안정적
상체가 세워진 자세
주 사용 목적
포장도로 고속 주행
포장/비포장 혼합 지형
험준한 산악 지형
이 표를 통해 그래블 바이크가 두 장르의 특성을 균형 있게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차이가 궁금하다면 ‘로드바이크와 그래블 바이크의 상세 차이 분석’ 게시물을 통해 심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프레임과 카본프레임 (출처: 캐니언자전거)
나에게 맞는 그래블 바이크 선택 방법
그래블 바이크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면, 다양한 선택지 앞에서 고민이 시작됩니다. 프레임 소재, 구동계, 타이어는 라이딩 경험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각 특징을 이해하고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프레임 소재: 카본, 알루미늄, 스틸
프레임은 자전거의 뼈대이자 승차감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입니다.
카본: 가벼운 무게와 뛰어난 진동 흡수 능력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노면의 잔진동을 효과적으로 걸러주어 장거리 주행 시 피로를 줄여줍니다. 다만, 가격이 높고 충격에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습니다.
알루미늄: 합리적인 가격과 준수한 강성 덕분에 입문용 및 중급 그래블 바이크에 널리 사용됩니다. 기술 발전으로 승차감도 많이 개선되었지만, 카본이나 스틸에 비해서는 노면 충격이 더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틸(크로몰리): 특유의 탄성으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며 내구성이 뛰어납니다. 용접이 용이하여 수리가 비교적 간편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소재에 비해 무게가 무거운 점이 단점입니다.
구동계 등급과 선택 기준
구동계는 페달링의 힘을 바퀴로 전달하는 변속기, 크랭크, 체인 등의 부품 집합을 의미합니다. 시마노(Shimano)와 스램(SRAM)이 대표적인 제조사이며, 그래블 라이딩 환경에 맞춰 설계된 전용 구동계를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블 전용 구동계: 시마노의 GRX, 스램의 XPLR 시리즈가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거친 지형에서 체인이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클러치)이 적용되어 있고, 비포장도로의 급경사에 대응하기 위한 넓은 기어비를 제공합니다.
선택 기준: 입문자는 기계식 구동계로도 충분히 그래블 라이딩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산과 라이딩 스타일에 맞춰 등급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급 이상으로 넘어가면서 더 정밀하고 빠른 변속 성능을 원한다면 상급 구동계나 전동 구동계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타이어는 자전거가 지면과 직접 맞닿는 유일한 부품으로, 승차감과 주행 성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타이어 폭: 넓은 타이어는 공기압을 낮게 설정할 수 있어 접지력을 높이고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합니다. 주로 포장도로를 달린다면 35~40mm, 비포장도로의 비중이 높다면 42mm 이상의 타이어가 적합할 수 있습니다.
트레드 (Tread): 타이어 표면의 무늬를 의미합니다. 매끈한 슬릭 타이어는 포장도로에서 구름 저항이 적고, 돌기가 있는 노비(Knobby) 타이어는 흙이나 자갈길에서 접지력이 우수합니다. 다목적 주행을 위해 중앙은 매끄럽고 측면에만 돌기가 있는 세미슬릭 타이어도 좋은 선택입니다.
참조 데이터: 다수의 전문 사이클링 매체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일정 수준까지 타이어 폭이 넓어질수록 구름 저항이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넓은 타이어가 노면의 미세한 굴곡을 더 효율적으로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구매 전 추가 고려사항
필수 액세서리 및 장비
기본 안전 장비: 헬멧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자신의 머리 둘레에 맞는 제품을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클릿 페달을 사용한다면 전용 슈즈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편의 장비: 물통과 물통 케이지, 비상시를 대비한 휴대용 펌프와 펑크 수리 키트는 기본적으로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바이크패킹용 액세서리: 자전거 여행을 계획한다면 프레임 백, 안장 가방, 핸들바 가방 등을 추가하여 수납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래블바이크
예산 설정 및 가격대별 특징
입문급 (100~200만원대): 알루미늄 프레임, 카본 또는 알루미늄 포크,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 시마노 클라리스/소라 또는 동급의 구동계가 주로 적용됩니다. 그래블 바이크 입문에 적합한 구성입니다.
중급 (200~400만원대): 풀 알루미늄 또는 카본 포크를 장착한 알루미늄 프레임, 혹은 입문급 카본 프레임 모델이 포진해 있습니다. 유압식 디스크 브레이크와 시마노 GRX 400/600 시리즈 등 중급 구동계가 장착되어 성능과 신뢰성이 높습니다.
고급 (400만원 이상): 경량의 풀카본 프레임과 상급 구동계(GRX 800 시리즈, 스램 라이벌/포스 XPLR), 경량 휠셋이 적용됩니다. 본격적인 레이싱이나 장거리 투어링을 즐기는 라이더에게 적합합니다.
추천 브랜드와 모델
특정 모델의 우수성을 단정하기보다는, 가격대별로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모델의 예시를 참고하여 자신에게 맞는 자전거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그래블 바이크의 특징과 자신에게 맞는 모델을 선택하는 기준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래블 바이크는 프레임 소재, 구동계, 타이어 선택에 따라 포장도로 중심의 빠른 주행부터 거친 임도까지 폭넓은 주행 성을을 발휘 하는 자전거 입니다. 하나의 자전거로 출퇴근, 주말 장거리 라이딩, 가벼운 여행 등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라이더에게 최적의 자전거 입니다.